넓은 캠퍼스 곳곳의 장애인화장실, 학생 자치기구와 함께 개선한 이야기
이야기는 한 학생의 작은 민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한 신입생이 인문관 장애인화장실 손잡이가 헐거워 힘을 주면 흔들린다는 사실을 총학생회 인권복지국에 알려온 것이 계기였습니다.
총학생회는 이 민원을 계기로 캠퍼스 전체 건물의 장애인화장실 상태를 전수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학생들이 직접 각 건물을 돌며 손잡이 유무와 상태를 점검하는 자체 실태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조사 결과는 예상보다 심각했습니다. 신축 건물은 최신 기준에 맞춰 잘 갖춰져 있었지만, 수십 년 된 오래된 단과대 건물들은 손잡이가 아예 없거나 규격에 맞지 않는 경우가 절반 가까이 되었습니다.
총학생회는 이 조사 결과를 정리해 대학 본부 시설처에 개선을 요청하는 공문을 전달했고, 본부는 예산 확보와 함께 시공 업체 선정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학기 중에는 학생들 이용이 많아 공사하기가 어렵다"는 시설처의 고민에 따라, 전체 시공은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두 차례로 나누어 진행하는 계획이 세워졌습니다.
여름방학 첫 주에는 이용 빈도가 가장 높은 인문관, 도서관, 학생회관 세 건물을 우선 시공했습니다. 방학 중에도 계절학기 수강생과 도서관 이용 학생이 있어, 이용객이 적은 이른 아침 시간을 활용했습니다.
오래된 건물은 벽면이 조적조로 되어 있어 타공 시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았고, 일부 구간은 사전 보강 작업을 거친 뒤에야 손잡이를 안정적으로 고정할 수 있었습니다.
시공 과정에는 총학생회 인권복지국 학생들도 참관해, 실제 휠체어를 이용하는 학생 입장에서 손잡이 높이와 위치가 적절한지 함께 점검하며 의견을 반영했습니다.
처음 민원을 제기했던 신입생도 완공된 인문관 화장실을 직접 이용해보고, "이제야 마음 놓고 수업을 들으러 다닐 수 있게 되었다"는 소감을 총학생회 소식지에 전했습니다.
가을 학기가 시작되자 다른 단과대 학생들도 자기 건물의 상태를 문의하기 시작했고, 총학생회는 겨울방학 시공 대상 건물 목록에 이런 요청들을 추가로 반영했습니다.
겨울방학에는 공과대학, 예술대학, 사범대학 건물을 대상으로 2차 시공을 진행했습니다. 실습실과 작업실이 많은 건물 특성상 물기나 분진이 많은 화장실은 방청 처리가 된 자재를 별도로 적용했습니다.
예술대학 화장실은 미술관처럼 마감이 고급스러운 대리석 벽면이 많아, 타공 시 파손을 막기 위해 전용 드릴 비트와 저속 시공 방식을 사용해 마감을 해치지 않도록 세심하게 작업했습니다.
두 차례 방학 시공을 모두 마친 뒤, 대학 본부는 매년 정기적으로 캠퍼스 전체 편의시설을 점검하는 상설 위원회를 신설해 총학생회와 시설처가 함께 참여하도록 제도화했습니다.
장애학생지원센터도 이번 개선을 계기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자료에 캠퍼스 내 접근 가능한 화장실 위치를 표시한 지도를 새롭게 포함시켜, 매 학기 새로 입학하는 학생들에게 안내하고 있습니다.
넓은 캠퍼스는 건물마다 시공 업체 접근 동선과 주차 여건이 달라, 사전 답사 과정에서 자재 운반 경로와 작업 차량 진입 가능 여부를 건물별로 미리 확인하는 과정이 특히 중요했습니다.
기숙사와 인접한 건물은 야간에 소음 민원이 들어올 수 있어, 다른 건물보다도 더 이른 시간대에 작업을 마치도록 일정을 세밀하게 조정해야 했습니다.
일부 오래된 건물은 도면 자체가 남아있지 않아 배관과 전선 위치를 파악하기 어려웠는데, 이런 경우 비파괴 탐지 장비를 활용해 안전한 시공 위치를 새로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습니다.
총학생회는 시공이 끝난 뒤에도 학기마다 손잡이 상태를 재점검하는 캠페인을 이어가기로 했으며, 점검 결과는 매 학기 말 소식지를 통해 전체 학생에게 투명하게 공유하고 있습니다.
대학 본부 관계자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신축 건물 설계 단계에서부터 장애인화장실 손잡이 규격을 표준 사양으로 명문화해, 앞으로 지어질 건물은 준공과 동시에 기준을 충족하도록 방침을 마련했습니다.
교환학생으로 캠퍼스를 방문한 해외 학생들 사이에서도 이번 개선 소식이 알려지면서, 접근성이 잘 갖춰진 캠퍼스라는 평가가 국제교류처를 통해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한 학생의 작은 목소리가 학생 자치기구와 대학 본부를 움직여 캠퍼스 전체의 변화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이번 사례는 학내 구성원들 사이에서 오래도록 회자되고 있습니다.
시설처 담당자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캠퍼스 지도 애플리케이션에 건물별 장애인화장실 위치와 시설 상태를 표시하는 기능을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졸업을 앞둔 4학년 학생들 사이에서도 후배들이 자신과 같은 불편을 겪지 않게 되어 다행이라는 반응이 이어졌고, 일부는 졸업 전 마지막으로 총학생회 활동에 힘을 보태고 싶다며 점검 캠페인에 자원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사례는 인근 다른 대학들에도 전해져, 총학생회 연합 모임을 통해 시설 실태조사 방법론과 시공 진행 노하우를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되기도 했습니다.
결국 넓은 캠퍼스 곳곳에 흩어져 있던 오래된 시설의 사각지대가, 학생들의 작은 관심과 대학 본부의 적극적인 협조가 만나 하나씩 채워지고 있는 셈입니다.
시공을 진행한 담당자는 대학 캠퍼스처럼 건물 수가 많은 현장일수록 우선순위를 정하는 초기 조사 단계가 전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며, 학생들이 직접 참여한 실태조사가 큰 힘이 되었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이번 사업을 계기로 대학 본부는 앞으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뿐 아니라 교직원 연수 프로그램에도 캠퍼스 접근성 관련 안내를 정식 항목으로 포함시키기로 결정했습니다.
점검 캠페인에 참여했던 학생들은 이 경험을 바탕으로 졸업 후에도 지역사회 접근성 개선 활동에 계속 참여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하며, 작은 시공 하나가 남긴 여운은 캠퍼스를 넘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본 시설처장은 학생과 행정이 함께 만든 변화라는 점에서, 앞으로도 학생 목소리를 캠퍼스 시설 개선의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